하얀 거짓말(My Heart and Other Black Holes)

도서명: 하얀 거짓말(My Heart and Other Black Holes)
글쓴이: 재스민 왈가(Jasmine Warga)
출판사: 라임

줄거리

이 책의 주인공 아이셀 세란은 살인자의 딸이라는 편견 때문에 하루하루를 우울하게 보낸다. 아이셀은 자살 사이트를 기웃거리지만 막상 자살하려 할 때 용기가 떨어져 삶을 유지할까봐 걱정하던 와중 동반 자살 파트너를 구하는 ‘얼음 로봇’을 만난다. 둘은 한 달 뒤 같이 자살하기로 약속한다. ‘얼음 로봇’, 로만에게 아이셀이 필요한 이유는 여동생이 죽은 뒤로부터 외출을 제한하는 그의 엄마를 속이고 여자친구를 만난다는 구실로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다. 그렇게 로만과 아이셀은 로만의 엄마가 둘이 진짜 사귀는 사이라고 믿게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만난다.

로만과 지내면서, 아이셀은 점점 자살 욕구가 줄어들고 삶을 살아볼 용기를 키운다. 그러나 자신이 여동생을 죽게 했다는 죄책감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로만은 죽고 싶으나 아이셀은 살리고 싶게 된다. 결국 로만은 집 차고에서 혼자 자살을 시도하지만 다행히 제때 발견되어 목숨을 건진다. 아이셀은 로만에게도 용기와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고, 둘은 함께 형편없는 세상을 현편없지 않게 살아가기로 한다.

책을 읽고 새로 알게 된 것

자살 문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냥 평소 우리가 ‘아, 죽고 싶어.’라고 생각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좀 더 다가온 것 같다. 한 번이라도 이런 감정을 느껴 본 십대라면, 나와 같이 공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청소년 시기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한 사고와 죄책감, 혹은 가족들의 편견을 덧입은 사람들이 완전한 성인이 될 때까지 얼마나 많이 고통을 느낄지 상상이 갔다. 그때의 조절으로 그 사람의 미래가 있느냐 없느냐가 달렸다고 생각하니 왠지 무서웠다.

소감

나는 로만이 동반 자살 파트너가 필요한 이유가 조금 기묘하다고 생각한다. 아이셀에게는 자살할 용기를 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었다. 만약 상황이 뒤틀려 아이셀과 로만이 그냥 평범하게 만난 사이라면, 둘은 이러한 시련을 거치지 않고도 서로 친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인기 많고 잘생기고 사교적이었던 로만과 아이셀이 죽음에 목매어 보이는 것도 없이 앞만 향해 달려가다니 너무 안타까웠다. 죽음이라는 이유가 없었다면 로만과 아이셀은 처음부터 서로를 마음에 들어했을 것이다. 충동이 이렇게 사람을 크게 뒤바꾸어 놓는다는 사실이 슬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이셀이 남아 있으려던 친구들까지 밀어낸 건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본문에서 아이셀은 자신의 슬픔이 친구들에게까지 해를 끼칠까 봐 스스로를 고립시켰다고 나와 있다. 물론 나는 그 정도까지의 우울함은 느껴본 적이 없지만, 나라면 내 곁을 지켜주는 친구가 하나쯤은 있길 원했을 것이다. 친구를 남겼으면 더욱 효과적으로 마음이 치유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청소년 자살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안고 있지만 재미있게, 부담감 없지만 뜻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